기억이 분명한 부분과 불확실한 부분을 가르는 작업 출석 요구를 받은 뒤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은 사건 당일을 떠올려 보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기억은 하나의 덩어리로 남아 있지 않고, 분명하게 남은 장면과 흐릿한 장면, 나중에 들은 내용이 섞인 장면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세 가지를 구분하지 않은 상태로 조사에 들어가면, 흐릿한 부분을 그럴듯한 설명으로 메우게 됩니다. 조사에서는 … 더 읽기
seo
lawyer
확인된 사실과 불확실한 기억을 나누는 작업 조사 날짜가 정해지면 대부분 무슨 말을 해야 할지부터 생각합니다. 그런데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말의 순서를 정하는 쪽이 아니라 기억의 상태를 분류하는 쪽에 있습니다. 자료로 확인되는 사실, 기억에 분명히 남아 있는 사실, 흐릿한 부분, 아예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조사에서 전혀 다르게 다루어집니다. 네 가지를 섞어 한 덩어리로 말하면 진술 … 더 읽기
조서에 서명하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생각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가장 빨리 굳어지는 생각은 서명한 조서가 그대로 확정된다는 쪽입니다. 조서는 수사기관이 작성한 서류이고, 송치 이후 검찰 단계와 재판 단계에서 그 내용의 신빙성이 다시 따져집니다. 번복이 자유롭다는 뜻은 아니지만, 한 번 적힌 문장이 끝까지 그대로 작동한다는 전제도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번복에는 설명이 따라붙고, 그 설명이 … 더 읽기
조사 날짜가 정해지고 나면 남은 기간에 무엇을 준비할지가 문제됩니다. 준비라고 하면 할 말을 외우는 쪽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 손에 잡히는 작업은 기억과 자료를 맞춰 보는 쪽에 가깝습니다. 형법 제299조가 정하는 준강간과 준강제추행은 상대방의 상태를 전제로 성립 여부가 갈리므로, 그날의 상황을 보여 주는 자료가 설명의 뼈대가 됩니다. 조사실에서 꺼낼 말과 서류 봉투에 담아 둘 자료는 같은 … 더 읽기
초기화하면 자료가 사라진다는 생각 조사를 한 차례 마치고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기를 기다리는 구간에서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오해는 기기를 초기화하면 자료가 없어진다는 믿음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문제되는 자료는 사진과 동영상 파일 하나가 아니고, 그 파일이 만들어지고 옮겨지고 지워진 과정 전체입니다. 파일을 지우는 동작은 그 과정의 기록까지 지우지 못합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는 성폭력처벌법에 규정되어 있고, 촬영 행위와 촬영물을 … 더 읽기
송치 기록이 검찰에 도착한 다음에 벌어지는 일 경찰에서 송치가 결정되면 기록 일체가 검찰로 넘어갑니다. 넘어간 직후에는 당사자 쪽으로 별다른 연락이 오지 않는 구간이 있습니다. 그 구간에는 사건이 담당 검사에게 배당되고 기록이 검토됩니다. 검토 결과에 따라 보완수사를 요구할지, 직접 조사할지, 그대로 처분할지가 갈립니다. 연락이 없다는 사정이 진행이 멈췄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다리는 동안 준비할 수 있는 항목은 … 더 읽기
조사를 앞둔 사람이 가장 많이 확인하려는 내용은 법정형이나 처분의 종류가 아니라 진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입니다. 그런데 진술에 관해 통용되는 이야기 가운데 상당수는 절차의 구조와 어긋나 있습니다. 처음 말한 내용은 되돌릴 수 없다는 말, 많이 설명하면 오해가 풀린다는 말, 진술을 거부하면 그 자체로 불리해진다는 말이 대표적입니다.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해져 … 더 읽기
사건 경위를 시간순으로 적는 방법 상담 자리에서 먼저 확인되는 것은 사건이 어떤 순서로 진행되었는지입니다. 기억은 인상이 강한 장면부터 떠오르기 때문에, 말로만 설명하면 앞뒤가 뒤섞이는 일이 흔합니다. 종이 한 장에 날짜와 시각을 왼쪽에 두고 그 옆에 일어난 일을 한 줄씩 적어두면, 사실관계를 옮기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줄어든 시간은 쟁점을 따지는 쪽으로 넘어갑니다. 적는 … 더 읽기
합의를 하면 사건이 없던 일이 된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금액을 지급하고 서면을 받아 두면 수사가 중단되고 기록도 남지 않는다는 설명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끝나는 사건이 있기는 합니다. 다만 그런 사건은 죄명과 절차의 단계가 특정한 조건을 갖춘 경우에 한정됩니다. 조건이 맞지 않는 사건에서 같은 기대를 품으면, 지급은 끝났는데 절차는 그대로 진행되는 … 더 읽기
조사 전에 가장 자주 생기는 걱정은 기억이 또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몇 주 전 출근길에 어느 손으로 손잡이를 잡았는지, 가방을 앞으로 멨는지 옆으로 멨는지는 평소에 기억해 둘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조사실에서 받는 질문은 그 정도의 세부를 묻습니다. 기억의 윤곽을 먼저 그려 두는 작업이 진술의 방향을 정하는 일보다 앞에 놓입니다. 기억이 분명한 부분과 흐린 부분의 구분 기억을 … 더 읽기